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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oreign Policy] 한반도 평화협상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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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oreign Policy]

문재인 대통령, 협상을 주도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중재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향후 나아갈 방향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 협상’이라는 복잡미묘한 과정에서는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2017년 5월 취임 이래,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핵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세계에서 예측이 가장 어려운 성격의 지도자들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연결하여 이들이 두 차례 서로 직접 만나도록 하였다. 금년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때까지는 문 대통령의 이러한 시도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남한은 북한과 미국 모두로부터 후폭풍에 시달려 왔다. 북한은 지난 3월 22일 개성공단 연락사무소의 북측 인원을 기습적으로 철수한 뒤 사흘 만에 다시 전격 복귀시키는 등, 남한 측을 당혹스럽게 하는 고질적인 행위를 자행하였다. 이와 더불어, 문 대통령의 노력을 의심하고 있던 미국 대외정책 입안자들은 문 대통령을 더욱 노골적으로 무시하기 시작하였으며, 남북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북한에 대한 제재 압력을 약화하기 위한 반역적 시도’로 폄훼하기에 이르렀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남한의 비전은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한반도에서 핵 전쟁이 발생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남한이기 때문인 것도 있으나, 문재인 정부 역시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외교 계획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문 대통령의 노력이 현재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미국은 남한의 계획을 무시하기보다는 이를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하노이 회담은 북한과 미국 모두 타협을 처음부터 배제한 채, 소규모 대체 협상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 진행되어 끝내 결렬되고 말았다. 하노이 회담에 앞선 양국간 실무자 협의에서, 북한 대표단은 하와이와 괌에 배치된 미군을 철수할 것을 미국에 요구하였다. 이는 일종의 기선제압임을 감안하더라도 터무니없는 요구라고 할 수 있다. 하노이 회담에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영변 핵 시설을 완전히 해체하기 위한 조건으로 유엔 안보리의 민생경제 · 인민생활 관련 제재 5개를 해제할 것을 미국에 요청하였으나, 미국 측 협상 대표들은 이를 거절하였다. 이는 이러한 제재를 하는 것 자체가 미국에 상당한 영향력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5개 제재 해제를 다시 요청하였다. 이러한 요구를 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단,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계략에 넘어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나, 노후화로 곧 가동을 중지하여야 하는 영변 핵 시설의 가치를 미국 측이 과대평가하여 유엔 제재를 해제해줄 것이라는 앞선 기대를 북한 측 전문위원단이 갖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이러한 포석에 약간 더 고차원적으로 대응하였다. 하노이 회담이 다가오면서 많은 예측가들은, 북한의 비핵화는 10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는 길고 복잡한 과정이라는 전문가들의 입장에 트럼프 행정부가 마침내 동의하기 시작하였다고 자신하였다. 그러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월 31일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한 연설에서, 위의 입장에는 “당신이 해야 할 모든 일을 먼저 한 후에 우리도 당신에게 보답을 할지 말지를 고려하겠다.”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정의하였으며 비건 대표는 이러한 입장을 일축하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비건 대표와 비슷한 입장을 피력하였으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속도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라고 반복적으로 강조하였다. 그러나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이 하노이 회담에 합류한 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입장으로 돌아섰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핵무기와 핵분열성 물질을 미국에 양도하는 동시에 생화학 무기도 폐기할 것을 북한에 요구하였다. 즉, 비건 대표가 스탠퍼드에서 군축 요구설을 일축한 지 한 달도 안 되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군축을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결국 하노이 회담은 협상이 아닌 항복 명령인 셈이었다.
그러나 각 당사자가 제안하는 것과 이에 대해 요구하는 대가가 무엇인지 적어도 분명하게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이번 하노이 회담은 완전한 실패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과도 합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며, 북한과는 합의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미국 대외정책 입안자들의 지속적인 주장이 틀렸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용호 외무상은 미국 측 대표단이 영변 핵 시설 해체 외에 구체적인 시설명 및 위치를 명시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러시아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할 의향은 있으나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 완화를 중단할 수 있는 ‘스냅백’ 조건을 둘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보았을 때, 처음에는 타협을 거부하던 북미 양국이 하노이 회담을 통해 입장 차이를 좁히기는 하였으나 서로에게 요구하는 조건을 절충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여기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가 이러한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 신베를린 선언에서, 먼저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평화체제’를 구축한 다음 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비핵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남북 간의 신뢰 형성을 위한 핵심 방안으로는 남북 공동 경제협력 사업, 문화 교류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가 있다.
남북 경제협력 사업으로는 개성공단 가동, 금강산 관광, 남북한 철도 연결 등이 있다. 남북한이 경제협력 체계를 구축하면, 이러한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반복적인 상호교류를 통해 양국 간의 신뢰도가 점차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가 점차 줄어들 것이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도 감소할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 사업은 북한과 미국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타협을 의미한다. 하노이 회담을 계기로,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을 해체하기 위한 조건으로 경제제재 완화 혜택을 받는 것이 더 이상 쉽지 않음을 인지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는 실제로도 가능하다.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진행할 때, 미국이 제재를 굳이 전면적으로 해제할 필요는 없다. 즉, 이들 사업에 대해서만 제재를 면제하면 되며, 북한이 비핵화 조치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다시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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